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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

마르코 폴로 시즌 2를 보고 - 표현의 한계


학창시절 그 제목만 언뜻 기억나는 동방견문록.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각인되어 있는 그 저자 마르코 폴로.



시즌1은 본지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마르코폴로의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몽고에 와서 쿠빌라이칸을 모시며 머 이런저런 일을 겪었다는 것만 대충 기억난다.


지루했다.


이 미드의 제작회사는 그 유명한 하우스 오브 카드의 넷플릭스 아니던가?


같은 회사가 맞는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임팩트가 없었다.



왜일까? 왜 지루하게 느껴지는 걸까?


인터넷의 정보로는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되었다고 들었는데, 제작진들이 날로 먹은 것인가?


그렇진 않을 것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넷플릭스가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이 아니었으면 이 드라마를 내 놓았을리가 없지 않은가.


가만히 천천히 생각해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대화가 지루한 것이다.


이 드라마는 몇몇의 네이티브로 보이는 연기자 외에는 영어권이 아닌 듯 하다.


내용상 어쩔수 없이 아시아권 연기자들을 쓸 수 밖에 없었는데, 거의 모든 연기자들이 무슨 국어책을 읽는 듯하다.


무슨말이냐면, 표정은 분명히 연기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사에는 자연스러움을 동반한 연기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의 대화라 할지라도 자신의 모국어를 사용한다면 이게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표현력이 살아나는데, 암기한 내용을 줄줄 읽는 듯한 경직된 대사진행이 줄곧 이어진다.


대사가 리얼하려면 호흡이나 단어들간의 텀들이 불규칙하고 예상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것들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아시아권들의 연기자들은 일정하고 비슷비슷하고 규칙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박진영이 kpop스타에서 자주 말하던 몸에 밴 듯한 살아숨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즉흥성은 어디로 가고, 연습한 것만 충실히 이행하는 연습한 것이 자기화 되지 못한 느낌들이었다.


물론 연기자들이 즉흥적으로 대화를 할 수는 없다.


근데 마치 즉흥적인 것처럼 꾸며지지 않은 것처럼 대화해야 자연스러움이 묻어있는 연기이지 않겠는가.


주식으로 따지면 마치 박스권에 갇혀서 위로 오르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하는 진폭이 제한되어 있는 그런 연기인것이다.


위로 아래로도 튀어나가지 못하는 새장속에 갇혀 있는 잉꼬들같은 느낌이랄까.


이 드라마엔 양자경같은 거물급 배우도 있었는데, 역시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자경이 연기를 못해서 그런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언어가 주는 한계인 것이다.


자기 몸에 안맞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친 패션모델 같았다고나 할까.


연기자들의 대화내용도 무슨 초딩들이 이야기하듯 단발적인 질문과 대답들이 많았고 이게 드라마 전반에 녹아 있어 전체를 단조롭게 만드는 주요인인 듯하다.


단조롭다는건 즉 유기적이지 못하다는 것인데, 똑같은 내용의 대화를 할 지라도 모국어를 사용한다면 얼마든지 유기적인 느낌이 가능하지만, 모국어가 아님이 주는 한계는 이 유기적인 느낌을 없애 버린듯 하다.


제작사도 비영어권임을 감안해 연기자들에게 특별히 복잡한 대사를 주지 않은 듯하다.


정리하자면 표정연기와 대사연기가 하나인 듯한 유기적인 연결이 없었고, 서로간의 대사흐름도 유기적이지 않아서 심리적인 역동성을 느낄 수 없는 드라마였다.


유기적이지 않음이 주는 모국어가 아님이 주는 표현의 한계.


원래 영어대사가 나오지 않아야 정상인데 영어로 표현할려고 하나보니, 영어권이 아닌 연기자들이 연기에 한계를 보인 작품으로 보인다.


벋뜨,


이 드라마에서도 오직 한사람만이 표정과 대사가 유기적인 사람이 있었으니, 쿠빌라이 칸을 연기한 베네딕트 웡이다.


다음에서 정보를 찾아보니 역시


출생:1970년, 영국 랭커셔 맨체스터 (Manchester, Lancashire, England, UK)

라고 되어있는 영국인이었다. 그 다음은 릭 윤 정도?


쿠빌라이칸을 연기한 베네딕트웡(Benedict Wong)



카이두를 연기한 릭 윤(Rick Yune)


내용은 몽고의 칸을 놓고 벌어지는 혈육들간의 알력다툼이 주된 골자이다.


시즌3는 캔슬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하더라도 별로 보고픈 마음이 안생긴다.